2011년 8월 9일 화요일

패닉에 빠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습니다. 어제까지 코스피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현기증 마저 느낄 정도입니다. 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리죠. 그저께 미국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코스피 지수 일봉 차트, 2011년 8월 9일 장종료, 출처: 다음 증권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하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S&P의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강등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떤 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은 나라 빚을 그 나라가 약속한 날자에 갚지 못할 가능성을 주목합니다. 돈 떼먹을 가능성이 높은 나라는 신용등급이 낮고 반대의 경우에는 신용등급이 높습니다. 가장 높은 신용등급이 AAA인데, 미국의 신용등급이 딱 한단계 낮아져서 AA+가 되었습니다. 미국이 미국 국채를 산 투자자들의 돈을 떼먹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등급으로 표시한 것이죠.

일반적으로 위험이 증가하면 그에 대한 댓가를 요구하게 됩니다. 위헙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생명의 위협에 대한 댓가로 생명 수당을 받죠. 마찬가지로 떼먹을 위험이 높은 빚쟁이들에게는 떼먹을 위험이 비례해서 댓가(risk premium)를 요구합니다. 채권의 경우, 위험에 대한 댓가는 높은 이자가 됩니다. 그래서, 똑 같은 금액을 10년동안 스위스에 빌려주는 경우에는 연리 1%를 조금 넘는 수준의 이자를 받지만, 그리스에 빌려 줄 때는 연리 14% 이상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죠.

따져 보겠습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졌습니다. 미국 재무성이 발행하는국채를 사는 사람들은 보다 높은 부도 위험에 노출되게 된 것이죠. 사람들은 당연히 추가된 위험에 대한 댓가(risk premium)을 요구하게 됩니다. 국채에 적용되는 이자, 즉, 수익률(yield)는 발행시장에서건 유통시장에서건 올라가야 마땅한 것이죠. 그랬을까요?

미국 재무성 홈페이지로 가 보죠. 아래에 보시는 그림은 어제 뽑은 자료입니다. 지난 주 말에 비해 미국 국채 수익률이 모두 하락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 폭락이 시작된 지난 주 초부터 살펴 보면, 지난 주 금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은 속단하긴 이르지만, 부도위험을 경계하는 것 외에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재무성 홈페이지, 국채 수익율 표

뭘까?

시장은 아마도 제3차 양적완화나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미국 경제에 유동성이 공급되어 돈 값, 즉 금리가 계속 낮아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정부와 소비자가 추가 부담할 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경기가 둔화될 것도 함께 예상했던 것이죠. 이런 요인들은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이들이 리스크 프리미엄 보다 더 크게 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증시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 지난 주 초입니다. 이미 큰손들은 빠른 정보를 바탕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살펴보니 "경기 둔화 전망"와 이에 따른 "이자율 하락 기대"였습니다. 그리고, 채권시장도 똑같은 기대 하에 움직였던 것이죠.

결국,

시장은 계속 "미국 경기 둔화"라는 어젠다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미국 국채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코스피의 월요일과 화요일 모습은 그러나, 패닉이었죠. 신용등급 강등에 잔뜩 겁먹어 심리적으로 반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미국 증시가 어제 반등에 성공 했습니다. 시장의 예상대로 FOMC는 "유동성 공급" 카드를 꺼냈습니다. 다만, 무척 예외적이었죠. 논란이 될만한 예외적 결정에 대해 쏟아질 질문이 싫었던지, 버냉키는 올 초부터 매달 해 오던 기자 간담회를 오늘 새벽 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간담회를 하지 않겠다고 미리 밝혔으니까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두렵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주가가 1950선 부근까지 다시 반등한다면 그 선에서 매도하는 것이 어떨가 싶습니다. 미국 경기 둔화라는 어젠다가 사라지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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