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탠슨 교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이 재직하시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MBA는 한 해 900명의 수재를 세계 각지에서 선발합니다. 그 학교에서 2010년 봄에 졸업하는 갓 “주조된“ MBA들이 이구동성으로 인생 훈수를 해 달라고 조른 사람이 바로 크리스탠슨 교수죠. 이 요청에 화답해서 크리스탠슨 교수는 졸업생들에게 연설을 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글로 출판되죠. 제목은 “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 입니다.
크리스탠슨 교수는 다음 세 가지 질문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l How can I be sure that I’ll be happy in my career? 직업에서의 행복
l How can I be sure that my relationships with my spouse and my family become an enduring source of happiness? 지속적 행복의 원천으로서의 가족
l How can I be sure I’ll stay out of jail? 감옥에 가지 않기
크리스텐슨 교수는 직업에서의 행복에 대한 답을 하면서 아주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경영자 또는 관리자로서 조직과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전문직업 중에 가장 고귀한 것이라는 것이죠. 물론 잘 할 경우에 한한다는 단서를 잊지 않았습니다만 그 일이 고귀한 이유는 다른 사람을 다양한 방법으로 육성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에 대한 정의에 따른다면, 그가 말한 육성 (help others learn and grow) 은 사실상 ‘사랑’과 동의어입니다. 즉, 크리스텐슨 교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MBA들에게 ‘잘난척하며 다른 이들 위에 군림하려 하지 말고 부하와 동료를 사랑하고 그것을 통해 직업의 만족을 찾아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주옥 같은 말들이 있습니다만, 스포일링이 될까 적지 않았습니다.
“Management is the most noble of professions if it’s practiced well. No other occupation offers as many ways to help others learn and grow, take responsibility and be recognized for achievement, and contribute to the success of a team." from “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
크리스텐슨 교수의 말을 들어 보면 어딘가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지는데요. 사실 그는 대단히 종교적인 사람입니다. 그의 글에도 물론 그런 표현들이 있고, 젋은 시절 그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또 몰몬교로 알려진 교단의 선교사로 1971년부터 1973년까지 한국에 머물렀습니다. 머리 좋은 그는 지금까지도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죠. 아래 사진 속 어린이 중 한 명이 저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같은 시대를 산다는 것은 참 큰 행복입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를 만나보진 못했지만, 좋아할 만한 존경할 만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의 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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